법인전환 상담에서 원장님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질문이 세금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건물주가 명의 바꾸는 걸 반대하면 어떻게 되나요?"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은 교실과 간판이 곧 영업 자산이라, 임차 공간이 흔들리면 전환 일정 전체가 멈춰 섭니다. 지점을 늘려 가는 단계에서는 계약서 한 장이 세무 설계보다 급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법인전환 검토를 시작할 때 재무제표와 임대차계약서를 같이 펼쳐 놓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임대차가 학원 법인전환의 첫 관문이 되는 이유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세법상·민사상 서로 다른 인격입니다. 임대차계약서에 적힌 임차인이 원장님 개인 이름이라면, 새로 만든 법인은 그 계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법인이 임차료를 내고 그 금액을 법인의 비용으로 처리하려면, 계약상 임차인이 법인이어야 한다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상가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인의 동의 없는 양도·전대를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장님 입장에서는 "같은 학원, 같은 사람"이지만, 계약서 문구로 보면 임차인이 교체되는 일입니다.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인 통장으로만 임차료를 이체하면 비용 귀속이 애매해지고, 임대인과의 관계에서도 불필요한 분쟁 여지가 생깁니다.
학원 법인전환은 법인 하나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교실·강사·수강료·자금의 주인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그 첫 줄이 임대차계약서입니다.
건물주와 확인할 다섯 가지
건물주를 만나기 전에 아래 다섯 항목을 미리 정리해 두면, 대화가 "명의 바꿔 주세요"에서 "이렇게 정리하려고 합니다"로 바뀝니다.
| 확인 항목 | 왜 중요한가 |
| 승계 방식 | 기존 계약을 임차인 변경으로 이어갈지, 법인 명의로 새 계약을 쓸지에 따라 보증금·기간·특약이 모두 달라집니다. |
| 보증금 처리 | 개인에게 반환한 뒤 법인이 다시 입금하는 방식인지, 장부상 명의만 바꾸는지에 따라 개인과 법인 사이 자금 이동의 성격과 증빙이 달라집니다. |
| 임차료 증빙 | 세금계산서나 계산서를 누구 명의로 받을지 정해야 법인 비용 처리가 깔끔해집니다. 전환일 전후 월분이 걸치는 경우도 미리 정리하십시오. |
| 기간과 갱신 | 새 계약을 쓰면 기간이 새로 시작되는지, 기존 기간을 이어받는지가 달라집니다. 상가건물 임대차 관련 법령의 적용 범위와 갱신에 관한 권리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서 문구와 법령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
| 특약 조항 | 양도·전대 금지, 용도 제한(학원 사용 가능 여부), 간판·소방·원상복구 범위는 지점을 늘릴 때 다시 문제가 되는 항목입니다. |
임대인 쪽에서 재계약을 원한다면 임차료 인상이 함께 논의될 수 있습니다. 전환 효과를 계산하실 때는 세금만 보지 말고, 재계약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임차료까지 같은 표에 넣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교육청 등록 서류와 임대차가 만나는 지점
학원의 설립·운영은 교육감에게 등록해야 하는 사항이고, 등록한 내용이 바뀌면 변경등록 절차가 따릅니다(학원법 제6조). 설립·운영자가 개인에서 법인으로 바뀌는 것은 등록 주체 자체가 달라지는 일이어서, 시설을 쓸 권원을 보여주는 서류로 임대차계약서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즉 건물주 동의가 늦어지면 교육청 쪽 일정도 함께 밀립니다.
필요한 서류 구성과 처리 기간은 관할 교육지원청 안내에 따라 다릅니다. 전환일을 먼저 못 박기보다, 담당 부서에 등록·변경등록 절차를 문의해 소요 기간을 확인한 뒤 일정을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강사와 관련해서도 법령상 자격 요건과 강사 인적사항 게시 의무가 있으므로(학원법 제13조), 명의가 바뀌면서 게시물과 강사 명단도 정비 대상이 되는지 함께 확인하십시오.
임대차부터 역순으로 짜는 전환 일정
제가 현장에서 쓰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임대차계약서 전문과 특약을 읽고, 승계·재계약 중 가능한 방향을 추린다.
- 건물주와 승계 방식·보증금 처리·증빙 명의를 합의하고, 합의 내용을 문서로 남긴다.
- 관할 교육지원청에 등록 주체 변경에 필요한 서류와 기간을 문의한다.
- 법인 설립과 전환일을 위 두 일정에 맞춰 배치한다.
- 사업자등록, 수강료 수납 계좌·자동이체·카드 단말기 명의, 교습비 게시물, 강사 명단, 보험과 공과금 명의를 같은 날짜로 정렬한다.
특히 수강료 수납 경로는 학부모님이 바로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입금 계좌 명의가 갑자기 낯선 이름으로 바뀌면 문의가 몰립니다. 변경 안내문을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것이 신뢰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이 검토 시점인지, 아직 이른지
세금 쪽 신호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교육 서비스업 등은 성실신고확인 대상 수입금액 기준에서 5억원 구간에 포함되는데(소득세법 시행령 제133조), 실제 적용은 업종분류와 겸업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개인 종합소득세는 누진세율 구조이고(소득세법 제55조), 법인세는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적용합니다(법인세법 제55조). 다만 법인에 남은 이익을 대표님이 급여나 배당으로 가져오는 단계에서 다시 과세되므로, 세율 숫자만 비교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성실신고확인 대상이 된 해의 검토 순서를 함께 보시면 판단이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아직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임대차 만료가 눈앞이어서 재계약 조건 자체가 유동적일 때, 지점 이전이나 확장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임차료와 강사료 구조가 매달 크게 흔들릴 때입니다. 이때는 공간과 인력 구조를 먼저 안정시키고, 그다음에 전환을 설계하는 편이 비용이 덜 듭니다. 대표 급여와 자금 통로는 법인 대표 급여 설계 단계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